
언젠가부터 매년 제주도를 다녀오고 있는 것 같다.
처음 가기 시작했을 때는
도로 하나를 정해서 섬을 한 바퀴 돌며 눈에 보이는 관광지는 돌거나
목적지 없이 끌리는 길로 다니다가 좋은 곳이 있으면 구경했는데
이제는 마을을 한, 두 군데 정하고 어슬렁거리는 것이 더 좋아졌다.
그런데 어느 마을로 가더라도 꼭 가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
성산일출봉!
첫 성산일출봉의 기억은 그냥 그랬던 것 같다.
전날 한라산을 등산한 뒤라 다리는 후들거리고
내가 걷는 건지 쓸려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.
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니 한라산이나 다른 어떤 곳보다
성산일출봉이 더 기억에 남았고 빨리 다시 가고 싶어졌다.
그래서 제주도에 갈 때마다 성산일출봉을 찾고 있다.
혼자 갈 때는
1시간 정도 멍하니 있기도 하고
분화구 어딘가 있는 쪼꼬미 나무가 얼마나 컸는지 살펴보기도 하고
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.
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면 적극 추천하면서 끌고 갔고
이제는 나랑 제주도에 가면 성산일출봉은 꼭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.

최근에 성산일출봉을 다녀왔는데
이번에는 원하는 시간만큼 있지 못해 너무 아쉬웠지만 또 갈 테니!
다녀와서
매번 그곳을 왜 찾는 건지 생각해 봤는데..
솔직히 '딱 이거다.'라는 답을 내리지는 못 하겠지만
거리를 두고 생각하기 좋은 공간이라 다시 찾는 게 이유 중 하나인 듯
사람마다
생각하기 좋은 장소, 책 읽기 좋은 장소 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
성산일출봉은 나를 돌아보거나 나아가기 위한 뭐 그런 생각을 하기 좋아
매년 비슷한 시기에 찾는 것 같다.
꼭 거기까지 가야 생각할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
내가 서 있는 곳과 조금은 떨어진 곳에
내 공간 같은 곳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위안이 되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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